부제: 창의성 교육을 위해 창의적으로 구성된 교재가 당연히 중요하겠지만은...
창의성 교육 강화를 위해 비슷한(?) 교과목을 통합하고 줄이고, 다양한 창의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창의교재를 편찬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듯 들리면서도,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함께 든다.
창의성을 계발하는 데 있어서는 다양한 교수방법들이 활용된다.
관점을 다양하게 하기, 거꾸로 생각하기, 순서 바꾸기, 확산적 발문하기 등등의 기법이 있고
이러한 창의성의 방법론을 가르치는 교재는 현재도 재량활동 시간 등을 통해 일선 학교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그렇게 비슷하다는 것인지는 도무지 모르겠으나,
비슷한 교과끼리 통합하고 교과서를 줄이면서까지 창의성 방법론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는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창의성은 다양한 분야들...
이를 테면, 교육의 현장, 다양한 직업세계, 예술작품의 발전에 있어서 강력한 원동력이고 중요한 것이지만, 기본기를 바탕으로 할 때 큰 시너지를 낸다.
창의성이 커지는 요소에는
사실은 기본기, 경험, 연륜 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20대 대학생과 30대 직장인이 있다고 하자.
누가 더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인지는 함부로 말하기는 어렵다.
20대에게는 젊음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이 있다면,
30대에게는 탄탄한 기본기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이 있을 수 있고,
사람마다 창의성의 정도는 다들 다를 것이고, 그때그때 발휘할 수 있는 창의성의 정도도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교과서를 내던져버리는 창의성 못지 않게,
여러 교과목에 대한 고른 교양과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창의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비슷한 교과끼리는 통합시킴으로써 창의성 강화에 초점을 두자는 의견은 분명 설득력 있다.
비슷한 것끼리 연계시킴으로써 통합적 사고를 돕는 것은 창의력 향상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초등통합교육과정은 이러한 논의가 있기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필자가 대학생이던 10년전부터 이미 매우 중시되어 왔다.
하지만 창의성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는 여러 교과에 대한 고른 교양을 바탕으로 한 기본기를 무시하는 분위기,
혹은
'기존의 교과서로는 창의 교육을 하기 어렵다는 발상'이 더 창의적이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창의성 교육과 관련하여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수많은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 그러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도입되고 있겠지만은,
설마 혹시나 충분한 교육적 고려없이 TREND를 따르듯 급하게 도입된 것은 아닌지 노파심이 들기도 한다.
이른바, 국영수과 주지교과만으로 출세를 하던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창의성이라는 것은 조심스러운 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고인데, 창의적인 교육을 하겠다면서도
함부로 어떻게 쉽게 중요교과와 중요치 않은 교과를 나누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과연 교과서가 없어질만큼 그 '비슷하다는 교과'들은 과연 무엇이 그리 비슷하며, 어떠한 근거를 바탕으로 쉽사리 비슷하다고 객관적으로 판단될 수가 있는 것인가?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교과서는 교과서일뿐이다'라고 고정해서 바라보는 고정관념이며,
충분히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교과서에서 확산적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일
한 차시 배우고 나면 더 나아가지 못하고, 그냥 거기서 정지하는 게으름이다.
교과서에 담긴 핵심적인 내용, 다른 의미로는 기본기를 바탕으로 충분히 창의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으며, 방과후에도 인터넷을 통해 관심분야에 대하여 심화학습 할 수 있음에도
'교과서는 교과서일뿐이다'고 고정관념에 갇히게 되면, 아무리 창의성 방법론 교재가 나와도 창의성 계발은 한계를 갖기 마련일 것이다.
시사성, 학생들이 주변에서 겪게 되는 자연환경, 사회환경,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생각하며
가르치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는
실태와 환경이 더 큰 문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창의성은 한계를 만나기 쉽다.
'기본기가 되어 있지 않고 개인기나 변칙기술만이 뛰어난 스포츠선수'보다는
'기본기 + 창의성을 갖춘 선수'가 더 멋진 플레이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재량활동 시간에 창의성 교재를 대해 본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
혹은 창의성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종종 고민했던 바로는
방법론만을 강조하면, 자칫 '뜬 구름 잡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평가는 자칫 주관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주관적이기 쉽기에 많은 경험을 한 어른들, 경험자, 전문가들께 자문을 구하여 조금이나마 더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 아닌가?
교과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본인의 이름을 걸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혹은 감히 표준으로 권장할 수 있을만큼 나름 객관적이고자 노력한 결실의 집합이 아닌가?
순수학문과 실용학문 중 어느 무엇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상보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듯
창의성이 대세인 시대에서도 기본기(순수학문)을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는 교과서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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